IT 교육지식

자폐 아동 소통앱 액세스톡, KAIST AI 연구의 결과

KRCK 2025. 5. 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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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화라고 부르는 일상은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

그중에서도 최소 발화 자폐(Minimally Verbal Autism, MVA) 아동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바로 그런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아주 특별한 기술 개발 사례입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와 네이버 AI랩, 도닥임 아동발달센터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소통 앱 액세스톡(AAcessTalk)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가족 간의 마음을 잇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소통, 그 이상을 AI로 실현하다

액세스톡은 단순히 카드나 그림으로 말을 대신하던 기존의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방식을 뛰어넘는 AI 소통 시스템입니다.

연구진은 아이들의 관심사와 상황 맥락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개인화된 단어 카드를 제공하는 동시에,

부모에게는 맞춤형 대화 가이드를 안내합니다.

즉, 아동은 본인의 관심을 반영한 언어 선택이 가능해지고,

부모는 일상적인 반응이 아닌 보다 진심 어린 대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이가 먼저 말을 건네는 기적

액세스톡의 핵심은 대화의 주도권을 아동에게 준다는 데 있습니다.

앱 안에는 대화 전환 버튼이라는 기능이 있어, 아이가 스스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또 “엄마는요?” 같은 질문 버튼을 통해 부모의 감정이나 생각을 먼저 묻는 식의 상호 대화도 가능하게 했죠.

2주간 11가정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많은 부모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에게 질문을 받았다", “아이의 말 한마디에 울컥했다”고 말했습니다.

말이 적었던 아이가 의외의 단어를 고르며 스스로 표현해낸 장면은, 단순한 기술 이상의 의미를 남겼습니다.

 

 

기술은 사람을 향할 때 빛난다

액세스톡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 학술대회

ACM CHI 2025에서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을 수상하며 전 세계 연구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해당 학회는 약 5000편의 논문이 제출되고 1200여 편만이 채택되는 수준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며,

상위 1% 논문에게만 Best Paper 타이틀이 주어집니다.

연구팀의 사람 중심 AI 기술은 이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앱 개발에는 KAIST 산업디자인학과의 홍화정 교수와 박사과정생 최다솜 씨를 중심으로,

네이버 AI랩의 기술 역량, 도닥임 아동발달센터의 임상 경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됐습니다.

특히 최다솜 연구원은 네이버 AI랩 인턴십을 통해 실질적인 현장 적용 모델을 구체화하며,

학계와 산업계를 잇는 모범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액세스톡이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

기술은 언제나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액세스톡 사례는 그 방향성이 더 인간답게로 향할 때 비로소 기술이 따뜻해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소통이 단절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은 단순히 보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버튼 하나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첫 문장일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이 처음으로 “엄마는요?”라고 묻는 그 순간,

우리는 기술이 단절을 잇고 마음을 전하는 가장 깊은 매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의 방향은?

KAIST와 네이버 AI랩은 이번 연구 성과를 시작으로,

신경 다양성(Neurodiversity)을 존중하는 사람 중심 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사용자 경험(UX) 기반 연구와 함께,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도구 개발에 주력하며,

향후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액세스톡은 단순히 말을 대신해 주는 앱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가 자신의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마중물입니다.

우리는 이제,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진심을 더 깊이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함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소외되었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처음 세상에 닿는 순간, 그 곁에는 언제나 사람을 향한 기술이 있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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