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숫자보다 이야기가 더 많은 걸 설명해주곤 한다.
요즘 네이버와 넷플릭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렇다.
처음엔 단순한 제휴였다.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넷플릭스를 더 저렴하게 쓸 수 있어요.
익숙한 패키지형 제안처럼 들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사람들이 반응한 건 가격이 아니라 방식이었다.
사용자는 편리함보다 구성을 기억한다
네이버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멤버십 혜택은 꽤 신선했다.
기존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는 월 7,000원이지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4,900원)을 이용하면 그 안에 넷플릭스까지 포함됐다.
얼핏 보면 단순한 할인이지만, 사람들이 이걸 새로운 소비 경험으로 받아들인 건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네이버의 이 실험은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까지 바꿔놓았다.
쇼핑 빈도는 증가했고, 구매당 객단가도 높아졌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새로운 사용자층이 유입됐다.
30대 중후반 남성, 가족 단위 사용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들은 처음엔 영상 콘텐츠를 보러 왔지만, 어느새 네이버 안에서 검색하고 쇼핑까지 이어졌다.
LA에서 마주 앉은 두 CEO, 그들이 나눈 대화의 진짜 주제
올 6월,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가 넷플릭스 본사를 직접 찾았다.
함께 자리한 인물들은 단순한 임원이 아니었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 마리아 페레라스 글로벌 파트너십 총괄, 그리고 네이버의 웹툰사업을 이끄는 김준구 대표까지.
분위기는 의례적인 회동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묻는 자리였다.
그날의 핵심은 명확했다.
멤버십을 넘는 연결 그리고 콘텐츠를 둘러싼 생태계 확장
실제로 최 대표는 “혁신은 사용자에게서 시작된다”는 말을 꺼냈고, 넷플릭스 경영진도 깊이 공감했다고 한다.
단순한 공급자-소비자의 관계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공동체로 서로를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웹툰, 그림에서 IP로. 그리고 이제는 글로벌 콘텐츠로
콘텐츠 협업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요즘 넷플릭스를 보면, 한국 웹툰 원작이 정말 많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모두 네이버 웹툰이 뿌리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준구 웹툰 CEO는 북미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공유했다.
사람들이 이제 웹툰을 단순한 만화가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의 원천으로 본다는 것.
지금까지는 웹툰 기반 드라마였지만, 이제는 아예 웹툰이 드라마의 출발점이자, 원천 플랫폼이 되고 있다.
네이버가 만든 세계관이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의 전략은 ‘따로 또 같이'
이번 LA 방문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이 행보가 단독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수연 대표는 넷플릭스를 만나기 전에 이미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협업을 논의했고,
태국 시암 AI 클라우드와도 거대언어모델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
즉, 이 모든 협업이 네이버 혼자가 아니라, 팀네이버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웹툰, 쇼핑, 멤버십, 클라우드, 검색… 서로 다른 사업들이 사용자라는 공통된 키워드 아래 맞물리며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걸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해내는 실행력까지 갖춘 모습이다.
앞으로 더 주목해야 할 건 형태가 아니라 태도
네이버와 넷플릭스의 협업은 이제 막 첫 페이지를 넘겼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협력이 확대될지 구체적인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시사한다.
기술이든 콘텐츠든, 결국 중요한 건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걸 네이버는 알고 있었고, 넷플릭스는 받아들였다.
가격을 낮추는 게 아니라 접점을 넓히는 전략, 그것이 네이버의 방식이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단순한 멤버십 혜택이 사용자 경험을 확장시켰다.
-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이제 단순 제휴를 넘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
- 콘텐츠(IP)와 플랫폼의 결합이 글로벌로 확장 중이다.
- 핵심은 기술도, 콘텐츠도 아닌 사용자 중심 철학이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두 플랫폼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넷플릭스를 켜는 손끝에서, 쇼핑을 하는 화면 너머에서,
우리는 이미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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